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12편. “하원 후 2시간, 아이를 바꾸는 건 ‘무엇을 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시작하느냐’입니다”

by 엄마샘 2025. 12. 18.

오늘도 퇴근 후, 마음이 먼저 무너지는 순간

퇴근길 엘리베이터 안에서 오늘 하루를 되짚어봅니다.


회의, 전화, 메일, 일정.
그리고 머릿속엔 동시에 떠오르는 생각 하나.
“오늘 하원 후엔 뭘 하지…?”

 

자폐스펙트럼 진단을 받은 7세 아들,
그리고 5세 정상발달 딸.
서로 다른 두 아이를 같은 시간대에 돌봐야 하는 워킹맘에게
하원 이후 시간은 늘 선택의 연속입니다.

 

무언가 해줘야 할 것 같은데
무리하면 모두가 무너지고,
아무것도 안 하면 죄책감이 남습니다.

 

그래서 오늘 엄마학교 12편에서는
‘무엇을 할까’보다 훨씬 중요한 질문,
바로 “어떻게 시작할 것인가”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하원 직후 30분, ‘놀이’보다 먼저 필요한 건 회복입니다

많은 부모가 하원하자마자 묻습니다.


“숙제할까?”
“오늘은 뭐 하고 놀까?”

하지만 특히 발달 특성이 있는 아이에게
하원 직후는 가장 에너지가 고갈된 시간입니다.

 

교육부·보건복지부 발달지원 자료에 따르면
발달 특성 아동은 환경 전환 시 회복 시간이 더 필요합니다.

 

하루 중 감각 자극이 가장 많이 누적된 시점이
바로 ‘하원 직후’입니다.

 

엄마학교 원칙은 하원 직후 30분은 ‘놀이 시간’이 아니라 ‘회복 시간’입니다.

이 시간에 필요한 것은 학습, 규칙 게임, 사회적 역할 놀이 모두모두 아니에요.

 

대신,

 

조용한 공간

예측 가능한 루틴

말이 적은 상호작용

 

이 세 가지입니다.

 

실제 적용 예시

 

집에 오면 같은 자리에서 같은 간식

말 없이 그림책 넘기기

소리 없는 블록 쌓기, 퍼즐

 

이건 시간을 버리는 게 아니라
이후 1시간을 살리는 투자입니다.

 

방과후 루틴의 핵심은 ‘콘텐츠’가 아니라 ‘전환 신호’

많은 워킹맘들이 이렇게 말합니다.

 

놀이 아이디어는 많은데, 

막상 시작이 안돼요.

 

이유는 명확합니다.
아이에게 ‘지금부터 다른 활동으로 넘어간다’는 신호가 없기 때문입니다.

 

자폐스펙트럼 아동에게 특히 중요한 것

 

활동 그 자체가 아닌,

활동 사이의 연결 방식이에요.

 

전환이 갑작스러우면

 

거부, 짜증, 도망, 감정 폭발이 발생합니다.

 

엄마학교 전환 공식

= 같은 말 + 같은 행동 + 같은 순서

 

예)

“이제 쉬는 시간 끝, 놀이 시작이야”

 

항상 같은 문장, 항상 같은 손짓이나 타이머

 

이 신호가 반복되면
아이의 뇌는 ‘예측 가능한 안전 구간’으로 인식합니다.

 

놀이의 질은
전환이 부드러울수록 자동으로 올라갑니다.

형제 놀이가 깨질 때, 문제는 ‘사이’가 아니라 ‘구조’입니다

발달장애아와 비발달장애아의 발달 단계도,

자극 민감도도 다릅니다.


같이 놀게 하면 꼭 싸움이 납니다.

여기서 많은 부모가 이렇게 생각합니다.

 

“사이가 안 좋아서 그래.”

 

하지만 실제 원인은 다릅니다.

 

형제 갈등은 성격 문제가 아니라 구조 문제입니다.

 

갈등을 부르는 구조의 특징

 

한 활동에 두 아이를 동시에 투입

역할이 명확하지 않음

성공 기준이 없음

 

엄마학교 구조 재설계

같은 공간, 다른 역할

한 명은 ‘하는 아이’, 한 명은 ‘돕는 아이’

역할은 10분 단위로 교대

 

예) 블록 쌓기:
아들 – 쌓기
딸 – 색 고르기

 

그림 그리기:
딸 – 그리기
아들 – 스티커 붙이기

 

경쟁이 사라지면
놀이 지속 시간은 두 배로 늘어납니다.

 

사실, 워킹맘에게 ‘완벽한 방과후’는 없습니다

하지만 엄마학교에서 꼭 말하고 싶은 게 있습니다.

매일 잘하는 방과후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아이가 안 움직이는 날

아무것도 안 한 날

TV만 본 날

 

이 모든 날이
양육 실패가 아닙니다.

 

특히 워킹맘에게
방과후는 ‘교육 시간’이 아니라
관계 유지 시간입니다.

 

오늘의 최소 기준

 

같은 공간에 있었는가

아이를 다그치지 않았는가

하루 한 번 눈을 맞췄는가

 

이 세 가지만 지켜도
오늘은 충분히 잘한 날입니다.

 

마무리 할게요. 엄마학교는 ‘대단한 엄마’를 만들지 않습니다

 

엄마학교는
완벽한 루틴을 만드는 곳이 아닙니다.

 

대신,

 

덜 무너지는 하루

덜 죄책감 드는 저녁

아이와 나 모두 살아남는 방과후

 

를 목표로 합니다.

 

하원 후 2시간,
아이를 바꾸는 건
새로운 놀이가 아니라
엄마의 시작 방식입니다.

 

그리고 오늘,
여기까지 읽은 당신(워킹맘&대디)은
이미 충분히 잘하고 계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