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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 일하는 엄마의 ‘현실 육아 시간표’ 만들기, 저녁 2시간의 기적

by 엄마샘 2025. 12. 12.

워킹맘에게 저녁은 하루 중 가장 복잡한 시간입니다.
업무 에너지는 바닥을 찍고, 아이들은 온종일 참아온 감정이 폭발하려 하고, 집은 살아 있는 생태계처럼 어질러져 있죠.

하지만 저는 이 ‘전쟁 같은 2시간’이 오히려 우리 아이의 발달을 가장 깊게 채울 수 있는 황금 시간대라는 걸, 아들의 자폐 스펙트럼 진단 이후에야 깨달았습니다. 규칙성·예측 가능성을 좋아하는 아이 특성 때문에 시간표를 명확히 만들었더니, 저녁 시간이 훨씬 안정되고 즐거운 성장 시간이 되더라구요.

 

오늘은 엄마학교 시리즈의 첫 이야기로,
일하는 엄마도 아이와 부담 없이 실천할 수 있는 ‘현실 가능한 저녁 시간표’를 제안드립니다.

왜 ‘저녁 루틴’이 핵심인가

 

 1) 저녁 시간, 아이의 감정이 가장 흔들릴 때

 

보건복지부 정신건강복지센터 자료에 따르면 7세 이하 아이들은 저녁 시간대 감정 기복이 가장 크다고 합니다.
하원 후 긴장이 풀리며 짜증·감정폭발이 나타나는 ‘코르티솔 딥(cortisol dip)’ 구간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자폐 스펙트럼 아이는 예측하지 못한 상황에 취약하기 때문에 저녁 시간을 ‘정해진 순서’로 안정시키면 하루 전체의 안정감이 높아집니다.

저녁은 8개의 작은 블록

저는 워킹맘으로서 저녁 2시간을 아래처럼 8개의 ‘미니 블록’으로 쪼개 사용하고 있어요.
핵심은 놀이·양육·정리·엄마 시간까지 모두 포함하면서도 현실적으로 가능한 구성이라는 점!

 

<저녁 2시간(120분) 구조>

정서 안정 10분

간단 간식·수분 보충 10분

학습형 놀이 20분

감각 발달·대근육 놀이 15분

생활습관 루틴 15분

형제자매 통합 놀이 15분

정리·마무리 15분

침대로 이동·엄마와 1:1 대화 20분


이 흐름은 영유아기 발달 권고지침(보건복지부·질병관리청, 2023)에 기반합니다.
아티치드 APP(발달놀이 가이드 제공)와 국립특수교육원 자료에서도
“규칙적으로 반복되는 일과가 정서 안정과 자기조절 능력을 높인다”고 강조하고 있어요.

블록별 실천 방법

① 정서 안정 10분

하원 직후 아이는 감정적으로 예민한 상태예요.
“오늘 너무 고생했어. 쉬었다가 이야기하자.”
이 한마디로 아이의 뇌는 ‘안전 신호’를 받습니다.

저는 아이에게

 

조용한 모래 병 흔들기

3가지 깊은 호흡

포근한 담요 감싸기

 

이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해요.

특히 감싸주기(Deep Pressure)는 ASD 아이에게 매우 효과적이라는 연구가 꾸준히 나옵니다.

 

② 간단 간식 10분

배고픈 상태는 감정 폭발의 1순위 원인이죠.
저는 수분 + 단백질을 함께 줍니다.

 

예를 들어,

 

우유 + 삶은 메추리알

물 + 바나나

과일 + 치즈큐브

 

대한영양사협회에서는 아이의 ‘하원 후 저혈당 방지’를 위해
과도한 당보다 단백질 기반의 가벼운 간식을 권고합니다.

 

③ 학습형 놀이 20분

이건 “공부”가 아닌 “놀이 기반 학습”입니다.
저희 아들은 ASD 특성상 명확한 시작·종료 신호가 있으면 잘 따라옵니다.

추천 활동은

 

그림 단서 찾기(언어지연 아이에게 특히 좋음)

5분 미션 퍼즐

숫자·문자 스티커 정렬

짧은 스토리북 읽고 감정표현 따라 하기

여기까지 해도 벌써 ‘교육적인 시간’은 확보한 셈이에요.

 

④ 감각 발달·대근육 놀이 15분

발달검사(K-CDI) 권고에 따르면 하루 최소 30분은 움직임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워킹맘 입장에서 30분은 버거워요.
그래서 저는 10~15분 강도 높은 짧은 놀이로 대체합니다.

 

예를 들어,

 

방에서 ‘동물 걸음 5종’

균형보드/쿠션 건너가기

풍선 20회 패스

 

짧지만 아이는 감각 만족감을 느끼고, 잠드는 과정도 부드러워져요.

 

⑤ 생활습관 루틴 15분

여기는 일종의 ‘준비 영역’입니다.

 

옷 갈아입기

방 습도 체크하기

가방 제자리에 놓기

내일 입을 옷 선택

 

이걸 놀이처럼 “루틴 빙고” 형식으로 진행하면
자폐 스펙트럼 아이는 즉각적인 안정감을 느껴요.

 

⑥ 형제자매 통합 놀이 15분

우리 집은 7세 아들 + 5세 딸.
발달 수준이 다르다 보니 충돌이 많았는데,
아예 ‘역할이 명확한 공동 미션’을 주면 갈등이 줄더라고요.

 

예를 들어,

 

오빠는 길 만들기 / 동생은 자동차 이동

형제 협동 스티커북(역할 분담)

“집안에서 보물찾기” 미션 역할 배분

이렇게 하면 둘 다 만족하고, 엄마의 감정 소모도 줄어요.

 

⑦ 정리·마무리 15분

워킹맘에겐 이 시간이 매우 중요합니다.
정리는 아이에게 자율성과 문제 해결 능력을 훈련시키는 시간이기도 해요.

저는 이렇게 말해요.


“첫 번째 정리 대장은 누구? 엄마가 1분만 먼저 할게! 시작—”

 

시작 신호만 명확하면 ASD 아이도 따라와요.
정리는 최대한 카테고리화된 바구니 중심으로 합니다.

 

⑧ 침대 이동 + 엄마와 1:1 대화 20분

이 시간은 ‘애프터스쿨의 클라이맥스’입니다.
잠자기 전의 짧은 대화는 아이의 하루를 정리하고 정서적 안정감을 줍니다.

저는 3가지 질문만 해요.

 

오늘 가장 재미있었던 건?

오늘 속상했던 건?

내일 가장 기대되는 건?

 

이건 국립정신건강센터에서 권장하는 ‘정서 리터러시 확장 질문’입니다.

ASD 아이의 감정 명명 능력 향상에도 큰 도움이 돼요.

 

워킹맘에게 강조하고 싶은 단 한 가지

저녁 시간표는 완벽하게 지키는 게 목표가 아닙니다.
아이의 발달 상태, 엄마의 체력, 집안 상황에 따라 흐름은 달라져도 괜찮아요.

핵심은 **“아이에게 예측 가능한 하루를 만들어주는 것”**이고,
이는 자폐 스펙트럼 아이뿐 아니라 모든 아이에게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엄마가 너무 지쳐보이지 않는 것.
이게 가장 중요합니다.
‘엄마학교’ 시리즈는 바로 그 점을 가장 중심에 두고 만들고 있어요.

 

저녁 2시간이 아이의 내일을 바꾼다

일도 하고, 두 아이를 키우고, 발달 지원까지 신경 쓰는 워킹맘은
세상에서 가장 바쁜 슈퍼히어로예요.

하지만 저녁 2시간을 작은 블록으로 나누고,
아이의 발달과 정서를 채우는 흐름을 만들어주면
그건 엄마가 해줄 수 있는 최고의 애프터스쿨이 됩니다.

 

“엄마학교”의 첫 번째 수업,
잘 시작하셨습니다 😊